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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킽방 작성일21-07-23 17:37 조회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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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정수진(칼럼니스트)




류승완 감독이 돌아왔다. 데뷔 이래 약 2년 주기로 꾸준히 영화를 만들어온 그가 ‘군함도’ 이후 4년 만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모가디슈’로 대중 앞에 서는 것. ‘모가디슈’는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를 필두로 구교환, 정만식, 김소진 등 매력적인 배우들이 여럿 등장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류승완 감독이 변화가 눈에 띄는 영화다.

영화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고립된 남북 대사관 사람들의 합동 탈출극을 그린다. UN 가입을 위해 투표권을 가진 소말리아의 지지를 얻으려 대한민국과 북한 대사관 양측이 총력을 다해 외교전을 벌이는 가운데, 소말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벌이는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이 끊기고, 사방에서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니 한시라도 바삐 탈출해야 하는 상황. 이 와중 반군의 약탈을 받고 탈출한 북한 대사관이 도움을 요청하며 일시적으로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인 한신성(김윤석)을 필두로 안기부 출신 참사관 강대진(조인성)과 서기관 공수철(정만식) 등 한국 대사관 사람들이 북한 대사인 림용수(허준호)와 참사관 태준기(구교환) 등 북한 대사관 사람들과의 대립은 영화 초반부터 시작된다. 소말리아 대통령을 만나 회심의 선물을 건네며 UN 가입 지지를 얻으려던 한국 대사관의 노력을 북한 참사관 태준기가 소말리아 반군을 이용해 훼방을 놓거나 반대로 강대진이 언론을 이용해 소말리아와 북한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꼼수를 부리는 모습에서 88 서울올림픽 성공을 기점으로 더욱 벌어진 남북 관계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런 대립은 생존을 목표로 연합하는 중반 이후의 감정을 위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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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만리 외국의 낯선 풍경, 목숨을 건 탈출기, ‘같은 동포’라는 유대감이 형성되기 충분한 극한의 상황에 놓인 남한과 북한 사람들··· ‘모가디슈’의 여러 설정들은 해외 로케이션 촬영으로 해외에서 부딪치는 남북 관계의 긴장감을 그린 ‘베를린’이나 타국에서 벌어지는 한민족의 대탈출기인 ‘군함도’가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정확히 그 연상지점에서 류승완은 과거 지적 받았던 단점들을 반복하지 않으려 몇 가지 선택을 한다. 북한말 대사를 자막으로 삽입하며 ‘베를린’ 때 있었던 대사 전달력 문제를 피해갔고(그런데 굳이 자막이 필요 없을 만큼 북한말 대사가 잘 들린다), 온갖 인간군상에 사연을 부여하다 중심을 놓친 ‘군함도’와 달리 충분히 휴머니즘을 빙자한 신파를 삽입할 수 있음에도 그런 감정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국가보안법과 사상 검증의 불안 속에서도 붙어 있는 깻잎조림을 말없이 떼어주는 남북 대사 부인들이나 당뇨병 인슐린을 매개로 친근한 대화를 트는 남북 대사들의 모습이 등장하지만 그 외에 동포애를 강조하거나 남북 사람들 간의 감성 교류는 최소한으로 비춘다. 덕분에 억지스러운 신파없이 내달렸지만, 드라이하게 연출해서 더 조용히 울림이 터졌어야 할 엔딩신에서 감정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게 조금 아쉽다. ‘군함도’의 뜨거움에서 1, 2그램 정도만 덜어왔으면 하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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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특유의 블록버스터급 액션과 주요 캐릭터들의 ‘티키타카’는 여전하다. 물론 캐릭터에 집중한 전작들의 액션과 달리 철문과 흙주머니, 책들을 차체에 주렁주렁 매달고 삶과 죽음 사이를 질주하는 카체이싱 시퀀스에 집중해 그간의 액션과는 조금 다른 결을 선사한다. 주요 캐릭터 중에는 김윤석과 조인성의 ‘티키타카’가 의외로 재미지다. ‘남한산성’의 김윤석과 ‘안시성’의 조인성과는 다른, 그 시절 나라를 지키고 대표하는 인물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실화가 주는 무거움을 상쇄하는 재미가 있다.

‘모가디슈’는 관객의 감정을 뜨겁게 달구는 데 능숙한 류승완의 전매특허를 살짝 내려놓은 대신 해맑게 웃으며 총질을 해대는 소말리아 소년들의 모습과 한 순간의 움직임으로 생사를 오가는 전쟁의 한복판의 긴박감을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불러들인다. 여행금지 국가인 소말리아 대신 모로코에서 100%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한 낯선 풍경들도 눈을 뗄 수 없고, 휴전국가의 한국인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유추해가며 긴장을 자아내는 힘도 상당하다. 볼거리도 있고, 흡인력도 있으니 한동안 처져 있던 여름 극장가를 공략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7월 28일 개봉. 파워볼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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